매일매일 실패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배달 음식을 시켜 한 끼 배부르게 먹고서야 겨우 잠들어본 적이 있거나, 잠자리에 누워서 내일은 꼭 굶고 자야지 하고 다짐해본 적이 있는 당신에게
외로워도 슬퍼도 오늘 밤은 굶고 자자! 아니면? 말고! 하고 하는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가 큰 위로가 되어줄 것 같다.
읽는 내내 고칼로리의 단짠단짠한 문체에 나도 모르게 위로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4565562
위에 링크에 가 보면 [미리보기] 버튼을 통해 15페이지 정도를 미리 볼 수 있는데
만약, 이거 너무 시시해서? 가벼워서 그냥 빌려보는게 좋겠어 생각하는 이들도 위에 미리보기를 읽으면
아- 그냥, 정신승리하는 책은 아니구나, 그냥 이쁜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상한 표현은 아니지만 천박하지 않은 감정으로 자신에 일상과 생각을 가감없이 쏟아낸다.
자유롭다 라는 말보다 군더더기가 없다가 더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보통의 직장인으로 남몰래? 작가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과 박상영에게 입덕할만한 글 같다. 딱, 내가 그랬다.
단순히 메일링 서비스로 받아본 표지로 시작해서, 미리보기 15페이지에 입덕하게 된 박상경이라는 소설가.
어서 그가 쓴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이끌고 있다.
미리보기에서 제공하고 있는 페이지 중 일부이다.
책속에서
핸드폰을 손에 쥐고 느릿느릿 집을 향해 걷는데 자꾸만 배달 앱이 눈에 밟혔다. 몇 번이나 지웠다가 새벽마다 다시 깔곤 했던...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의학적 차원이든 미학적 차원이든) 정상체중이라는 게 존재하고 날씬한 게 미의 디폴트인 사회에서 살이 쪘다는 것은 권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약자에게 유달리 가혹하고도 엄격한 한국 사회에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비만인은 직간접적으로 매일 정상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폭력적인 시선에 노출된 처지인 것이다.
근데 왜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만 빼면 괜찮을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걸까. 도대체 그 뚫린 입을 함부로 나불거릴 권한을 누가 부여해주는 걸까? ... 어쩌면 한없이 고도비만해 보이는 자들보다는 비교적 ‘정상체중‘에 가까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이 가진 한 줌의 권력을 확인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는 ‘자기 관리‘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또한 내게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하며, 모든 관계에서 영원을 기약하지 않게 되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는 ‘자기 관리‘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또한 내게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하며, 모든 관계에서 영원을 기약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싫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억지로 만들어지는 루틴이 때로는 인간을 구원하기도 한다. 싫은 사람일지언정 그가 주는 어떤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자극이 되어주기도 하며, 한 줌의 월급은 지푸라기처럼 날아가버릴 수 있는 생의 감각을 현실에 묶어놓기도 한다. 밥벌이는 참 더럽고 치사하지만, 인간에게, 모든 생명에게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이라는 명제 앞에서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바위를 짊어진 시시포스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나는 이제 더 이상 거창한 꿈과 목표를, 희망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이 어떤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감각하고 있는 현실의 연속이라 여기기로 했다. 현실이 현실을 살게 하고, 하루가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기도 한다. 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같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있는 당신은 누가 뭐라 해도 위대하며 박수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비록 오늘 밤 굶고 자는 데 실패해도 말이다.
부모님은 자신들과 나의 치료를 거부했다. 정신과 진료기록이 남으면 향후 인생에 좋을 게 없다는 50년대생다운 (무지에 기반한) 편견과 더불어, 지난 인생 동안 지속해온 사고의 구조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그러니까자신들의 인생에 산재한 문제를 직면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섞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28p)
혼자 산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부모님과 함께살 때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는 것. (75p)
역시나 인생에 좋은 일 같은 건 별로 없다. 좀체 실망하거나 놀라지않는 성격이 되어버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 서 일어났다.(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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